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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서면마사지 오아시스 , 피로야 가라~

by 무상훈 2019.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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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자신의 몸이라는 신전을 짓는 건축가이다.
Every man is the builder of a temple called his body.
책을 좋아하신다면 들어본 적이 있는 명언일 것 같아요.
그 유명한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명언이죠.
자신의 몸을 얼마나 귀중하게 대하고 계신가요? 혹시
일에만 매진한 나머지 자신의 몸은 다 스러져가는 폐허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몸이 무너지면 우리가 아무리
크고 멋진 궁전에 살고 있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몸을 관리하기 위한 꿀팀! 한가지 전해드려요.
사실 팁이라고 하기보다는 마사지샵 추천인데요.
얼마전에 친구랑 돌아다니다가 한번 들어가 본 마사지샵이
정말 인생마사지샵으로 자리매김해서 소개해드리려고요.
심지어 이름도 오아시스 마사지에요. 재미있지 않나요?
알고보니 서면마사지 최고 존엄 중 한 곳이었죠.

자매 양곱창집 위에 있어요. 저는 이쪽으로는 자주 다니지
않아서 잘 몰랐거든요. 여길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샛노란 양곱창집 간판위로 파랑빨강초록 간판이 알록달록
하네요. 상당히 화려해서 못보고 지나치기는 어려운 장소!
친구도 평소에 알고만 있다가 혼자서는 가 볼 용기가
나지 않았대요. 저도 쫄보라 혼자서는 못갔을 텐데, 친구와
함께하면 용기가 네배라 자신만만하게 돌진했어요.
이런 정도 텐션이라면 아재개그로 사망선고 받은 북극남극
분위기도 녹여버릴 수 있는 수준!

데스크만 보면 책방 같은 느낌이에요. 생각했던 것과는
약간 다른 이미지라 일단 당황. 그렇지만 오히려 편안한
분위기라서 안도했어요. 막 휘황찬란하고 반짝반짝 눈이
부신 분위기였으면 순식간에 용기고 텐션이고 친구 손
뿌리치고 도망쳤을 것 같아요. 아마 친구도 내 손 뿌리치고
도망치려고 했을 거에요. 이 녀석 손에 땀이 흥건한 걸?
이제 서면마사지에서 겪어본 저희의 생생한 후기토크
시작해 봅니다~

호기롭게 시작한 것치고는 떡하니 책장이 나와서 텐션이
좀 떨어지죠? 제가 약간 책벌레 기질이 있어서 책장을
보면 그대로 망부석이 되는데요. 그러면 친구는 알아서
혼자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녀요. 흥미가 생긴 책을 그냥
지나치면 계속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멍해지거든요.
그 책은 재미있었을까? 그 작가는 내가 아는 작가인데,
신간이 나온 걸까? 이번에는 어떤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엮었을까 너무 궁금해져요. 여기 책장에도 제가 읽으려고
마음먹었던 책들이 몇 권 보여서 살펴보게 되었어요.
마사지 준비해주시는 동안 기다리면서 잠깐 읽기도 했는데,
참 좋더라고요. 뭔가 기다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건
저의 작은 기쁨이에요.

메뉴판 같은 건데, 굉장히 복잡해요. 저는 마사지 초심자라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추천해주시는 코스로
골랐어요. 모를 때는 그냥 추천을 받는 것이 최고에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무거나 골랐다가 실망하면 그곳의
좋은 점들을 모조리 놓쳐버린 채로 잊게 될 테니까요.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 게, 멋모르고 어려운 책부터
읽었다가는 그 책의 재미있는 부분은 놓친 채로 그저
읽었다는 기억만 남게 되죠. 심각하면 아예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건 좀 슬픈 일이에요.

요렇게 편안한 의자가 있어서 한껏 늘어질 수 있었어요.
친구는 어디 앉으면 기면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스르륵
잠에 빠지는 스타일이라 제 어깨에 기대어 잠시 숙면.
그럴 때 잽싸게 샐카 한 장씩 찍어놔요. 언니 놔두고
잠들면 그렇게 되는 거야. 전에 한번은 제 어깨에 침을
흘리고 잔 적도 있어요. 축축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서
깨웠더니 뻔뻔하게 굴더라고요. 내 친구지만 너어는 정말.

의자 아래 족욕기가 있어요. 기다릴 때 그걸로 족욕도
하고 차를 마실 수 있어요. 수줍게 차를 받아들고
어색하게 앉아 있었는데, 물이 따듯해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 평소에 샤워를 하면 샤워를 하지 왜 족욕을
하나 싶었는데, 이거 해보니까 알 것 같더라고요.

단지 따듯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 이상의 가치가
족욕에는 있다고 확신해요. 서면마사지에서 그 가치를
알게 되었죠. 여러분도 족욕은 꼭 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뭔가 귀여운 느낌의 담요가 마사지 침대 위에 깔려있어요.
곰인 것 같은데, 정확한 정체는 잘 모르겠네요.
빨강색이라 그런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침대를
보니까 누워서 한 숨 자고 싶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들었어요.
마치 파블로프의 강아지처럼 침대만 보면 수면욕구가!
이래서 습관이 무서워요. 평소에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잠드는 것이 생활 패턴이다보니 그게 이런 곳에서 드러나네요.

핑크핑크한 느낌의 벽지에요. 꽃무늬는 아마도 데이지인 것
같아요. 핑크색은 과학적으로도 사람을 릴렉스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대요. 이곳에서도 핑크색 벽지를 사용한 것이
그런 용도가 아닐까요? 마사지 할 때에는 긴장된 상태보다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가 좋을테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마사지를 받는 편이 효과도 훨씬 좋을 것 같아요.
서면마사지의 지적인 매력이 보이는 것 같네요.

이제 마사지를 받고 있는 장면이에요. 처음에는 부드럽게
주로 뭉치는 어깨나 발목 같은 곳을 풀어줘요. 이게 상당히
기분이 좋아요. 생각했던 것처럼 아프거나 힘들지는 않아요.

초심자용 코스로 해주신 걸까요? 저는 시원한 감각보다도
오히려 편안하고 나른한 느낌 덕분에 좋았거든요. 시간이
지날 수록 처음에 있었던 긴장감도 조금씩 풀려서 거의 잠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누군가 마사지를 해주는데
그렇게 편안할 수 있다니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죠.
이래서 다들 마사지를 받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신체의 긴장을 풀어주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에요. 우리의 신체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예민해서 뭔가 몸이 불편하면 집중력이 저하된다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호소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보통 그런
신호들을 무시하기 일수죠. 저만 해도 잘못된 자세로 책을
읽다보니 어깨나 허리가 아플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거든요. 이런 것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뻔한 일이 아닐까요?
서면마사지 받고 온 다음날에는 약간 결리던 것이
없어져서 약간 놀랐어요. 이거 주기적으로 받으면 좋겠더라고요.

캐비넷에 옷을 보관할 수 있어요. 커튼이 있는 것을 보고
짐작하셨겠지만 탈의를 함께 할 수 있는 구조에요.
저는 이런 구조를 처음봐서 꽤 재미있었는데, 친구가
보통 이렇다고 하더라고요. 다녀본 곳 보다 안 다녀본 곳이
많아서 잘 몰랐어...

마사지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대규모(?)의 코스가 시작되요.
다리를 쭈욱 올려서 관절을 마사지해주시는데, 친구는
많이 아파했지만 저는 괜찮았어요. 저는 아직 관절이
많이 굳어있지 않은가봐요. 평소에 따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이 좋았네요. 그래도 방심하면 친구처럼 훅
갈 수 있으니까 이제부터 스트래칭이라도 좀 해야겠어요.
옆에서 비명지르면서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런는데 피식.
과장 보태서 서면마사지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마사지를 받으면서 편안하니 누워 있으면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저는 기다리면서 잠깐 읽어봤던
책을 생각했어요.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었는데요.
불안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인 것 같아요.
보통은 심리적인 부분이나 환경에서 오는 불안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저는 마사지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신체적인 불안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평소 신체라는 것은 얼마나 많은 불안을 떠 안고서
발을 딛고 있는 걸까요? 아침에 눈을 뜨는 일조차도
일종의 불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디서 읽었느지 잊어버렸지만, 아마도 과학칼럼이었던 것
같아요. 인간은 본래 잠을 자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상태인데, 허기나 빛처럼 여러가지 자극에 의해서
깨어있는 상태가 된다는 학설이 있더라고요.
그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정말로 우리의
신체는 허기라는 불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노화라는 불안을 늘 지고 살아가죠.
보통은 이 불안을 파악하는 것으로 본질을 분명히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보았던 것 같아요.
신체적인 불안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문제를 먼저
파악할 수 있어야 해결할 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마사지는 신체의 불안을 효과적으로 불식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요.

마사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느긋한 느낌이에요.
저는 관리사님들이 엄청난 속도로 파바박 하면
마치 액션영화에서 주인공의 상대 배우들이 파바박
얻어 맞는 것처럼 순식간에 파바박 끝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훨씬 정교하고 부분부분 세밀하게 이루어지더라고요.
그만큼 우리 몸의 근육이 섬세하게 이루어져 있는 탓이겠죠?
그 어마어마한 실타래를 하나씩 둘씩 풀어나가는 과정이
바로 마사지의 요체일지도 모르겠어요. 적어도 관리사님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신중하게 손을 움직이셨기 때문에
저 역시 그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답니다.

친구는 저처럼 거의 처음 마사지를 받았는데, 몸이
상당히 많이 뭉쳐있었던 모양이에요. 거의 중환자
수준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마사지 끝난 다음에
물어봤더니 죽는 줄 알았대요. 그런데 그만큼 시원한 맛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저도 조금 알 것 같았어요.
마사지의 중독성이라고 한다면 바로 그런 시원한 맛이
아닐까 싶어요. 닫혀있던 몸 마디마디가 다시 열리고
무겁게 침잠해있던 근육들이 묵은 피로들을 벗어내는
것은 참 좋은 일이죠. 서면마사지 받으러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감각들은 아마 느끼지 못하고 살아갔을 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특히 많은 것을 느꼈는데요. 좋아하는 것이든
이루려고 하는 것이든 결국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만약 몸이 좋지 않아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 탓에
책을 읽기가 어려워진다면 참 슬픈 일일 것 같아요.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니니까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책과 멀어져 가겠죠. 여러분은 혹시 좋아하는
취미가 있나요? 그런 것이 있다면 먼저 건강과 함게
챙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취미는 소중한 거니까요.

마사지 끝나고 지나가면서 힐끗 봤는데, 남성분들도
생각보다 많이 찾아오시더라고요. 저는 여자들만
마사지 받으러 오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이상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나봐요. 남성분들은
특히 육체적인 노동이 많으면 몸이 많이 상할텐데요.
마사지가 좋은 해결책이 되어주겠죠. 무리하거나
편향적으로 힘을 준 곳들을 마사지로 풀어준다면
훨씬 편할테니까요. 생각해보니까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이기도 하네요. 서면마사지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갔었는데, 오늘까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이에요.
여러분도 마사지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다면 한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 어떨까요? 처음에 했던 데이비드
소로우의 인용처럼 우리는 몸이라는 신전을 고결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외쳐봅니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동 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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